[Poem] 노장행 - 나이 들어 되돌아보는 전장의 기억과 영광의 덧없음

Song of the Old General

老将行 - 王维

노장행 - 왕유

오랜 전투의 상흔과 세월에 묻힌 장수의 회한

少年十五二十时
젊어서 열다섯 스무 살 되던 때
In youth, at fifteen or twenty years old
步行夺得胡马骑
걸어서도 오랑캐 말 빼앗아 탔었지
On foot, we seized the barbarians’ horses to ride
射杀中山狼
중산의 이리를 쏘아 죽이고
We shot and slew the wolf of Zhongshan
胡儿泣向边庭
오랑캐 아이는 변방에서 울부짖었네
While Hu children wailed at the frontier
百战沙场碎铁衣
백 번의 전투에 철 갑옷이 산산조각이 되어
After a hundred battles, our iron armor lay in shards
城头春尽胡不归?
성 위에 봄이 다 가도 적은 물러나지 않는데
Spring passes at the city walls, yet the enemy does not withdraw
白发戴花君莫笑
희끗한 머리에 꽃을 꽂아도 비웃지 말게
Do not mock the white-haired who still don blossoms
多年功业谁相知?
오랜 세월의 공로를 과연 누가 알아주겠는가?
Who shall recognize the deeds accomplished over these many years?

이 시는 중국 당대(唐代)의 시인 왕유가 노장(老將), 즉 늙은 장군의 회한과 영광의 그림자를 그려낸 작품으로 전해집니다. 전장의 삶을 젊은 시절부터 살아온 노장은 무수한 전투 끝에 영예를 얻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자신의 공로를 알아줄 이가 점점 사라지는 상황을 바라봅니다.

첫 두 줄 “젊어서 열다섯 스무 살 되던 때(少年十五二十时), 걸어서도 오랑캐 말 빼앗아 탔었지(步行夺得胡马骑)”에서는 패기와 용기로 가득 찬 젊은 시절을 보여 줍니다. 오랑캐의 말을 빼앗아 탔다는 것은 전쟁에서의 패기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초창기 군사 생활의 활력을 잘 표현합니다.

중간 부분 “중산의 이리를 쏘아 죽이고(射杀中山狼), 오랑캐 아이는 변방에서 울부짖었네(胡儿泣向边庭)”와 “백 번의 전투에 철 갑옷이 산산조각이 되어(百战沙场碎铁衣)”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전투와 살벌한 병영 생활을 압축적으로 보여 줍니다. 치열했던 젊은 날의 전과(戰果)가 얼마나 처절한 희생을 동반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적도 아군도 모두 고통을 겪었음을 암시합니다.

“성 위에 봄이 다 가도 적은 물러나지 않는데(城头春尽胡不归?)” 구절은 날씨나 계절이 바뀌어도 전쟁은 계속되며, 노병이 된 장군에게 이 끝나지 않는 소모전이 얼마나 허망하게 느껴지는지를 짐작하게 만듭니다. 그런 상황에서 “희끗한 머리에 꽃을 꽂아도 비웃지 말게(白发戴花君莫笑)”라는 표현은, 노장이 젊음을 잃었음에도 여전히 전쟁터를 지키고 있음을 상징합니다.

마지막 구절 “오랜 세월의 공로를 과연 누가 알아주겠는가?(多年功业谁相知?)”는 이 시가 가진 핵심 메시지를 집약합니다. 젊을 때는 패기로 가득해 적과 맞서 싸웠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당시의 공적조차 잊히고, 몸은 늙어버린 자신을 돌아보며 삶의 덧없음을 느끼는 노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왕유는 이 시를 통해 군인으로서 치른 숱한 희생과 세월의 무상함을 조명하며, 그 이면의 쓸쓸함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전장에 대한 화려한 서사를 넘어서, 결국 인간이 겪는 무상함과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 시는 시대와 장소를 넘어 공감대를 형성해 왔습니다.

결국 ‘노장행(老将行)’은 치열했던 옛 영광과 현재의 쓸쓸함을 교차시킴으로써, 전장에서 청춘을 보낸 이의 생애가 어떻게 막을 내려가는지를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장엄하고 처절했던 전투의 기억 뒤에 찾아오는 것은 결국 세월에 깎여버린 몸과 어쩌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업적에 대한 아쉬움뿐임을, 시인은 간결하고도 강렬한 언어로 노래합니다.

Key points

1. 젊은 시절 전장에 뛰어들었던 패기와 용기가 세월이 흐르며 그 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2. 수많은 전투와 희생으로 이루어진 공로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잊히는 인간사의 무상함을 상징합니다.
3. ‘희끗한 머리에 꽃을 꽂아도 비웃지 말라’는 구절에 담긴 아이러니는, 늙은 몸에도 남아 있는 투지와 덧없음이 교차하는 모습을 표현합니다.
4. 전쟁의 영광 뒤에 남는 상처와 쓸쓸함이 왕유 특유의 담담한 필치로 드러나, 전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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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울 때 시간이 정말 빨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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